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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후기남다른아빠의정석 : 아빠가 되기 전에, 남성으로서 나를 되돌아보는 시간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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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아빠가 되고 싶어요.

그런데 어떻게 해야 하는지는 잘 모르겠어요.”

토크 콘서트 〈남다른 아빠의 정석〉은 바로 이 질문에서 출발했습니다.
요즘 ‘좋은 아빠’의 모습은 이전보다 훨씬 다양해졌습니다. 다양한 미디어 플랫폼을 통해 아이와 놀아주는 아빠, 감정을 표현하는 아빠, 가사와 돌봄을 함께하는 아빠의 모습이 자연스럽게 등장하고 있습니다. 가사 분담에 대한 남성들의 인식 또한 높아지면서, 이러한 변화는 더 이상 낯설지 않은 풍경이 되었습니다.

그럼에도 많은 남성 양육자들은 여전히 이 변화 앞에서 막막함을 느낍니다. 잘해보고 싶다는 마음은 분명하지만, 무엇을 어떻게 바꿔야 할지 알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남다른성교육연구소는 ‘아빠 교육’이나 ‘양육 기술’을 알려주는 자리가 아닌, 아빠이기 이전에 한 명의 ‘남성’으로서 내가 어떤 가치관 속에서 자라왔는지를 돌아보는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아빠도 배워야 해서가 아니라, 물어볼 수 있어서”

오늘날의 아빠들 역시 ‘남성’으로 성장해 왔습니다. “남자는 감정을 드러내면 안 된다”, “가정은 남자가 책임져야 한다”, “능력으로 증명해야 한다”와 같은 메시지를 자연스럽게 배우며 자라왔죠. 그런 환경에서 성장한 남성에게 돌봄과 감정적 소통은 낯설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연구소는 양육 방법 이전에, ‘남자다움’이라 불려온 가치들을 성찰하고 다시 해석해볼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참여자들은 빈칸 질문 활동을 통해 각자가 중요하게 여겨온 가치들을 다른 사람들과 나누며, 조심스럽게 고민을 꺼내기 시작했습니다. 딸을 키우는 아빠로서 안전과 성에 대해 어디까지 이야기해야 할지 고민하는 사람, 지금은 아들과 잘 지내고 있지만 사춘기가 오면 대화가 끊어질까 걱정하는 사람, 가족과 더 가까워지고 싶은데 방법을 몰라 답답함을 느껴왔다는 이야기도 이어졌습니다.

공통점이 있다면, 모두 “정답을 배우러 온 것이 아니라, 편하게 질문하고 싶어서” 이 자리에 왔다는 점이었습니다. 비판받거나 평가받지 않는 공간에서 자신의 불안과 고민을 말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이번 토크 콘서트는 충분한 의미를 가졌다고 느꼈습니다.


대화는 ‘의도적으로’ 만들어진다.

패널로 참여한 전문가들은 가족 안에서 대화를 여는 구체적인 방법도 제안했습니다. ‘성’이라는 주제를 어떻게 하면 자연스럽게 이야기할 수 있을지에 대해, 전문가들은 ‘티내기’라는 방식을 소개했습니다.

예를 들어 성교육 관련 책을 집 안의 잘 보이는 곳에 두는 것,
연애나 관계를 다룬 프로그램을 함께 보며 이야기를 꺼내는 것,
“남자애가 왜 그래”와 같은 성별 고정 언어 대신 “나는 이 상황이 불편해”라고 말하는 연습 등이었습니다.

작지만 일상에서 바로 실천할 수 있는 방법들이었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완벽한 부모가 되는 것이 아니라, 대화를 시도하고 실패하더라도 다시 연결하려는 태도라는 점이었습니다.


남성도 돌봄이 필요하다.

남성이 돌봄의 주체가 되기 위해서는, 남성 자신 역시 돌봄받는 경험이 필요하다고 연구소는 생각합니다.
몇몇 참여자들은 “아이 이야기만 하다가, 오늘 처음으로 나 자신을 돌아봤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이 깨달음은 아빠 역할 이전에, 한 사람으로서 자신을 존중하는 출발점이 됩니다.

토크 콘서트가 끝난 뒤, 우리는 다시 질문하게 됩니다.
나는 어떤 아빠로 기억되고 싶은가. 그리고 그 모습에 가까워지기 위해, 지금 무엇을 내려놓고 무엇을 배워야 할까.

〈남다른 아빠의 정석〉은 이 질문을 혼자 고민하지 않아도 되는 자리였습니다. 낯설지만 그래서 더 필요한, 더 많은 남성 양육자들과의 만남을 기대합니다.